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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주범이 농축산물이냐...수입 정책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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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서은진
youtbc@tbc.co.kr
2022년 08월 04일

[앵커]
정부가 치솟는 밥상 물가를 잡겠다며
농축산물 수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당장 이 달부터 마늘 만 톤가량이 들어오는데,
농민들은 물가 상승이 농축산물 탓이냐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가뭄에 수확량은 줄고 인건비에 기름값까지
안 오르는 게 없는데요.

폭염 속 애타는 농심을
서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 생산한 햇마늘을 저장해 중도매인들에게 판매하는 영천의 한 마늘출하조절센터,

힘들게 재배한 마늘이 창고 가득 쌓여 있지만
농민들은 수확의 기쁨보다
가격 하락 걱정이 더 큽니다.

이달부터 낮은 관세로 만 톤가량 마늘이
국내로 수입되기 때문입니다.

농민들은 시중에 마늘이 유통되기 전에
값싼 외국산이 들어오는 경우는 없었다며
정부 수급 정책에 분통을 터뜨립니다.

실제로 마늘 저율 관세 할당 소식이 알려지면서
마늘값이 폭락해 경매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김상윤 /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영천시지회장]
"농민들 손에 아직까지
마늘을 다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당장 냉동도 해야 하고
보관도 해야 하는데 판로는 막혔고
이런 점이 농민들은 힘들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마늘연합회는 대정부 건의안을 통해
중하품 마늘을 사들이는 마늘값 폭락 대책을
촉구하고 있지만 정부에서 수용할 지 의문입니다.

[이구권 / 전국마늘조합장협의회장
(영천 신녕농협 조합장)]
"금년도에는 가뭄으로 인해
중하품 생산이 상당이 많이 됐습니다.
그 부분을 정부에서 수매를 해서
시중 가격을 안정화했으면..."

축산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정부가 무관세 축산물 수입을 확대하면서
적자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곡물값이 급등해
사료 건초 가격이 40% 이상 오른 상황에
무관세 축산물까지 들어오면서
축산업 붕괴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최종효 / 한우협회 대구경북도지회장]
"건초 가격 올랐고 사료 가격 올랐고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거기에 무관세까지 하면 우리는 삼중고다
이거는 아니지 않나..."

한우협회는 무관세 축산물이 들어온 뒤
가격을 모니터링한 결과
외국산 축산물 가격이 오히려 올랐다며
최대 8% 소비자 가격이 내릴 것이란
정부 예상이 빗나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농민들의 생산 원가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CG 트랜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올 2분기 농가구입 가격지수는 124.8,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상승했는데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농 광열비와
영농 자재비, 사료비 등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농가가 농산물을 내다 파는
판매가격 지수는 4.9% 떨어졌습니다.

생산비는 올랐는데 판매가는 떨어져
농가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졌다는 겁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밥상 물가 안정을 위해
마늘과 양파, 감자 등
전방위로 농산물 수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물가는 못 잡고 수입 유통업자 배만 불리는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물가가 오를 때마다
농축산물 수입 카드를 꺼내는 정부,

농촌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정책에
농민들의 속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TBC 서은진입니다. (영상취재: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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