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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에 근심은 '곱절'...쌀값 최악 폭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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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박영훈
news24@tbc.co.kr
2022년 08월 03일

[앵커]
소비자물가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처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지만 유독 가격이 떨어지는 품목이 있는데, 바로 쌀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벼농사도 풍년이 예상되지만 정작 농민들의 근심은 더 커졌습니다.

생산량은 늘었지만 소비량이 뚝 떨어져
이대로라면 쌀값 폭락은 불가피해,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벼농사 풍년의 역설, 박영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보관창고에 들어서자
1톤짜리 포대자루가 3층으로 쌓여있습니다.

이 창고에만 벼를 가득 담은 1톤 포대자루
882개가 있습니다.

모두 지난해 수확한 벼로 예년 이맘때보다
두 배나 많은 벼가 여전히 창고를 지키고 있는데
당장 올해 수확할 벼 보관 공간을
걱정해야 할 처지입니다.

[김영찬 / 구미 고아농협조합장]
"(원래는) 창고에 벼가 다 빠져나가야 하는데
지금 보시다시피 창고에 벼가 꽉 차 있습니다.
두 달 있으면 햇곡식이 나오는데 수매하는데
걱정이 됩니다."

생산량이 늘고, 소비량이 줄면
가격이 하락하는 건 시장의 당연한 원리지만
근래의 쌀 소비량 감소는
시장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올 들어 6월까지 경북의 쌀 판매량은 6만 7천 톤,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인 8만 8천 톤에 비해
24%나 줄었고 평년과 비교하면 무려 36%나 급감했습니다.

전국 평균 산지 쌀값은 20킬로그램에
지난해 5만 5천 원 선이었지만
올해는 4만 5천 원까지 떨어져
19% 넘게 곤두박질쳤습니다.

올해 벼농사는 풍년이 기대되지만
정작 농민들은 가격 폭락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이재춘 / 벼 재배 농민]
"농사지어서 판로 걱정이 없어야 되지 않습니까? 농사지어서 그냥 내놓으면 소비는 알아서 처리되면 제일 좋은데, 그게 지금 현실적으로
안 되는 부분이니까."

정부는 3차례의 시장격리를 통해
지난해 쌀 공급물량 37만 톤을 매입하고 있는데
쌀값 안정화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입니다.

쌀값 폭락의 충격파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고,
장기적으로는 벼 대체작물 확대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TBC 박영훈입니다.(영상취재 권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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